2024년 11월 24일(일)

'송파 헬리오시티' 영끌해 23억원에 매수했다가 폭망해 벌써 5억 날아간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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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국 부동산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끊임없이 치솟던 지난해. 한 가정의 가장은 '영끌'을 해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에 투자를 감행했다.


이른바 '갭투자(전세임차인을 두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까지 하며 위험을 끌어안았다. 가격이 무조건 오를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전 세계의 경제가 침체를 넘어 '위기'에 다다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부동산이 휘청거렸고, 그의 자산은 깎여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매가가 거의 23억원에 달했던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에 영끌을 했다가 막심한 손해를 보는 가장의 사연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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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연을 전한 A씨는 지난해 12억원에 전세 들어온 세입자가 있는 아파트를 매수했다. 매수하는 데 들어간 돈(세금 포함)은 총 23억 5천만원이었다.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12억원에 평생 모은 돈 7억원 그리고 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등 영혼까지 모두 끌어모아 대출받은 4억 5천만원을 투자했다.


한달 월급 실수령액이 550만원이어서 대출 이자는 감당 가능했다. 한달 160만원 가량이었지만 가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양적 축소(QT)'가 이뤄지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덩달아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했고 시중에 도는 자금이 줄어들자(유동성 저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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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어느 순간 내가 들어온 아파트의 가격이 19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라면서 "전세가도 10억 정도 매물이 많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통과 신용대출은 기준금리 올라가니 이자에 바로바로 반영이 되더라"라면서 "이제 이자가 거의 300만원 가까이 된다. 이게 맞는 건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처음 살 때는 가격이 30억원까지 갈 줄 알았다"라며 "지금이라도 던져야 할지 고민이다. 취득세랑 중개료까지 냈는데 20억에라도 팔아야 하나 고민된다" 하소연했다.


이자가 거의 두배 가까이 뛰고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고 또 전세가까지 하락하는 삼중고에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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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가 하락할 경우 현 임차인이 계약 만료 후 갱신하지 않을 때 다른 임차인이 내는 보증금으로 기보증금을 갚아야 하는데, 후에 들어오는 임차인이 내는 보증금이 적을 때 나머지 금액을 집주인이 메꿔줘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집주인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A씨는 "이렇게 가파르게 떨어질 줄 상상도 못했다. 크나큰 실수였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라며 "20억에라도 팔면 제 수중에는 7억원 중 2억원도 안 남게 된다. 요즘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5%가 됐다. 


오는 26~27일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또 다시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75bps)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국내 시장에 들어온 미국 자금은 '금리 역전(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것)' 현상으로 인해 더 많이 빠져나가게 되고 주식·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