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위해 국회 소통관실을 대관하려 했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거절을 당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결국 국회 '분수대' 앞에서 외로이 출마 선언문을 낭독했다.
지난 14일 더팩트는 당 대표 출마를 위해 국회 소통관을 대관하려 한 박 전 위원장이 대관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부탁했던 민주당 의원들에게 모두 거절을 당했다.
박 전 위원장은 매체에 "세 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찾아가 소통관 대여를 부탁드렸다. 그런데 한 분은 직접 거절하셨고, 나머지 두 분은 '일정상 이유로 기자회견 배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박 전 위원장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출마 선언 장소를 선택했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국회 분수대 앞이었다.
15일 오전 9시 30분 박 전 위원장은 국회 분수대 앞에 서서 "성범죄 뿌리뽑고, 조국의 강 건너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출마 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는 "민주당은 위선과 내로남불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라며 "당을 망친 강성 팬덤과 작별할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변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이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는 자격이 없다고 밝혔고, 당무위도 비대위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원들도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반기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실제 민주당 당헌·당규상 피선거권은 입당 6개월이 지난 권리당원에게 주어진다. 공동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오른 건 당원들의 선거를 통해 뽑힌 게 아니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SNS에서 이재명 의원을 향해 "정해진 규정에 따라 공직도 하고 당직도 했다. 대선 때는 공헌도 했고,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지지율도 3위인 제가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지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 출마를 끝까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거부하는 낡은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입니다"고 출마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결정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박 전 위원장이 무리한 발언을 한다는 지적이 당내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