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유정 기자 =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이별을 택해야만 했던 한 남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KBS2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에서는 암에 걸려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지만 재회를 원하는 '리콜남' 박효범 씨가 출연했다.
대구 토박이 헬스 트레이너였던 박효범 씨는 스페인에서 유학 중이던 A씨와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다가 연인으로 발전했다.
서울에서 만남을 이어가던 중 박효범 씨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게 됐고, 수술하기 한 달 전부터 A씨에게 일부러 모질게 대했다.
아픈 자신이 여자친구에게 짐이 될 거라는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한 탓이었다. 결국 박효범 씨는 A씨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A씨는 재회를 원한다는 박효범 씨의 요청을 듣고 한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웠던 A씨를 보자마자 눈시울을 붉힌 박효범 씨는 차마 털어놓지 못했던 깊은 속마음을 A씨에게 이야기하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박효범 씨는 "내가 암에 안 걸리고 안 아팠다면 어땠을까. 내 처지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돌이켜보면 나라도 네가 만약 나처럼 아팠다면 너 챙겨 주려고 너 보러 가고 그랬을 것 같다. 근데 그때는 내가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너를 방해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A씨는 "그걸 왜 방해라고 생각했을까"라고 읊조리듯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A씨는 박효범 씨에게 "너는 스스로 과소평가했지만 난 너를 인간으로 존경할 만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로 남든 만나든 헤어지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응원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라며 전하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A씨는 다시 만나보자는 박효범 씨의 제안을 결국 거절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A씨는 "최근에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 조금 더 늦게 연락 왔더라면 이 자리에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것 같다. 헤어진 직후가 아니었다면 (재회가) 소용없었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또한 A씨는 박효범 씨에게 "너도 그랬겠지만 나는 너를 만날 당시에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먼발치에서 기도하겠다"라고 영상 편지를 남기며 연애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