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만약 당신이 '치질'에 걸렸다면 남자친구에게 알릴 것인가, 숨길 것인가.
대개 대답은 후자일 것이다. 치질은 장시간 앉아있거나, 대변을 보기 위해 항문에 힘을 주던 중 발생하는 것으로 민망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질에 걸린 여성 누리꾼들이 "남자친구에게 치질을 알려야 하냐"며 글을 남긴 경우를 대거 발견할 수 있다.
한 예로 지난 2020년 한 누리꾼은 "치질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한 번 하면 최소 2박 3일은 입원해야 한다고 한다. 남친한테 말할까 말까 굉장히 고민된다"며 진지하게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 150일밖에 안 된 풋풋한 커플이다. 남친은 내가 이슬만 먹고사는 줄 안다"며 "치질 수술한다고 하면 이미지 와장창 깨질까 봐 걱정이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치질 수술 할 건데 남들한테 할 변명 거리 좀", "예비신부인데 치질 수술. 남자친구한테 말해야 하나요?"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부끄러운 것은 이해하지만, 사실 치질을 숨기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회복 기간만 하더라도 약 6주가 소요되며 더럽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위생보다는 유전적, 혹은 잘못된 습관 등으로 생겨나는 게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 정보공개에 따르면 치질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연간 약 60만 명이다. 잠재적 환자가 약 800만 명 정도로 추산될 만큼 유병률이 높은 질병이기도 하다.
치질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항문 쿠션이 망가져 밖에 돌출되는 '치핵'과 항문이 찢어져 궤양이 발생하는 '치열', 항문직장 농양 만성화로 고름이 나오는 길을 형성하는 '치루'가 있다.
이중 일반인들에게 대표적 치질로 알려진 것은 '치핵'이다. 치핵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배변 시 찌르는 듯한 통증,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유혈, 화장실에서 나오면 항문에 심한 경련이 지속되는 것 등이 있다.
치핵은 다만 1~4기로 구분돼 1·2기는 수술 없이 회복할 수 있지만 3·4기는 늘어진 조직이 스스로 복귀하지 못해 수술이 필요하다. 빠르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늘어짐은 더욱 심해져 필히 수술을 권하고 있다.
한편 치질의 예방 방법으로는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변기에 1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또 냉기와 습기 등을 차단하고 온기를 보존해 주는 깔개를 사용하거나 딱딱한 의자를 피하는 습관도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