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구찌가 지난 16일 오후 8시 이탈리아 카스텔 델 몬테에서 패션쇼를 개최하고 새로운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을 공개했다.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은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에게 특별한 영감을 준 독일 사상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별자리식 사유’라는 개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미켈레는 벤야민이 역사 속 서적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인용문을 수집해 원고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연결해 빛나는 별자리와 같은 모습으로 재탄생시키는 능력에 찬사를 보낸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지난 1930년 대에 유대인으로서 망명이라는 운명을 공유한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깊은 우정과 열정적인 지적 교류에 주목한다.
미국으로의 망명이 좌절되면서 오랜 시간 수집한 서적 및 인용문을 모두 잃어버리자 지난 1940년 스페인 국경에서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 벤야민의 마지막 이야기를 아렌트는 에세이를 통해 전했다. 벤야민은 삶의 원동력을 인용구를 재구성하고, 새롭게 고쳐, 생각의 조각을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에 벤야민의 '별자리' 개념과 내러티브를 담게 된 배경에 대해 벤야민의 '그대로 두었으면 보이지 않았을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그의 비범한 능력'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벤야민은 풍부한 인용과 상호 참조를 이용해 마치 바다 깊은 곳에서 귀중한 진주를 캐내듯 이 세계의 파편들을 서로 연결한다. 이번 컬렉션과 벤야민은 과거와 현재의 지점을 관통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코스모고니를 제시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번 컬렉션에는 이번 쇼의 주제를 담은 옵티컬 패턴과 그래픽 패턴의 룩들과 함께, 별자리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엠브로이더리가 돋보이는 가운과 멘즈웨어, 가벼운 소재의 시스루 드레스 등을 선보였다.
패션쇼에는 배우 엘르 패닝(Elle Fanning), 다코타 존슨(Dakota Johnson), 조디 터너-스미스(Jodie Turner-Smith), 뮤지션 마크 론슨(Mark Ronson)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구찌의 글로벌 앰버서더 신민아 역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신민아는 쇼 현장에서 구찌 러브 퍼레이드 컬렉션의 올오버 플로럴 엠브로이더리와 벨벳 러플 디테일이 돋보이는 누드 레이스 드레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했으며, 여기에 구찌 다이애나 화이트 레더 미니 토트 백과 홀스빗 디테일이 특징적인 핑크 미드힐 펌프스를 매치해 포인트를 더했다.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도 전세계 동시 공개됐다. 구찌 공식 온라인 스토어, 유튜브, 구찌 앱을 통해 송출됐으며, 해당 플랫폼을 통해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