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중학생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한 것도 모자라 가해 학생의 여자 친구들에게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신고 당했다는 한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제 아들은 성추행범입니다"는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여학생 5명의 일관된 진술로 성추행범 누명을 쓴 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아들이 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한 것은 중학교 1학년때였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아들이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여학생 다섯명이 공개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를 해온 것이다.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본 어머니는 황당함에 학폭위(학교폭력위원회)를 열도록 요청했다. 코로나로 오랜만에 등교한 아들이 배정된 반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 젤리를 나눠주는 과정에서 뒤돌아 앉아 있거나 부르는 소리를 못 들은 친구들의 어깨나 팔을 쳐서 젤리를 줬다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중에 학폭위 회의록을 확인한 어머니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학생들이 (아들이)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몸을 강제로 앞으로 돌렸다고 말하면서 그 부모와 함께 학폭위원들 앞에서 시범을 보였다는 것이다.
여학생들은 또 아들이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구분 없이 성추행을 일삼았다며 수업 시간에 자리를 옮겨가며 몸을 만지고 가까이 다가가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주장했다. 또 백허그를 시도하고 앞으로 껴안기도 했으며 명찰을 만지고, 등을 쓸어내리고, 팔목을 강제로 잡아당겼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여학생들의 진술뿐이었다. 학교 측이 전수조사한 결과 여학생들이 신고한 내용을 목격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때문에 학폭위는 성추행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사실이 하나 더 있었다. 앞서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어 가해자한테 사과를 받았는데, 그 바로 다음 날 아들의 성추행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의구심에 회의록을 확인해본 어머니는 아들을 성추행으로 신고한 여학생 5명이 학폭 가해자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들이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여학생들이 성추행 당한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언급한 것이 의아했던 학폭위 위원이 이를 묻자, 여학생들은 학폭위가 열리기 전에 서로 의논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들이 억울하게 성폭행범으로 누명을 썼다는 확신(?)이 든 어머니는 해당 여학생들을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여학생들의 주장이 일관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여학생 부모들의 반대로 인해 핸드폰 포렌식 수사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또 일이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며 일을 마무리하자고 했다고 한다.
아들은 사건 이후 성추행범 소문 때문에 두 달간 학교를 못 가고 전학까지 가야 했다. 또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6개월 이상 정신과를 다녔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들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인생이 망가졌다며 평범한 일상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이 올라오자 "학폭 가해자 친구들이 성추행 신고한거면 100% 앙심 품고 한거 아니냐", "일관성 있는 진술이면 남자는 성추행범되는 거 시간 문제", "학폭위에서도 성추행 아니라는데 무고죄로 처벌받아야 한다", "이제 중학생도 당한다" 등 격앙된 반응이 나타났다.
한편 원글이 삭제된 후 네이트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해당 글이 확산되며 '반대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 등의 댓글도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