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사면복권이 불발된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 및 재계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인수 합병이나 신사업 추진이 어려운 여건이 또다시 연장되면서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직원들은 이 부회장의 사면 불발이 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총수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경영진들도 중장기적 안목 없이 단기 성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기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직원들은 해당 커뮤니티에 "경영진이 혁신 대신 원가 절감만 추구한다", "경영진 마인드가 한해살이" 등의 글을 남기며 걱정을 토로했다.
재계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2017년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반도체 경쟁사인 TSMC와 인텔 등은 연이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TSMC는 지난해 약 113조 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지난달 인텔은 향후 10년간 유럽에 110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M&A는 당장의 이익이 없더라도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필요한데 자리 유지를 위해 실적에 급급한 전문경영인이 그런 결단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9~3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68.8%였다. 반대 의견은 23.5%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