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초등학생과 사고가 난 운전자가 무죄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민식이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국계 외국인 남성 A씨에게 지난 4월 12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롤스로이스를 몰고 서울 서초구 서운로 아파트 단지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횡단보도에서 10살 아동을 들이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고장이 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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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인 왕복 5차선 도로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하행 1차선 신호 대기 차량들이 횡단보도 앞뒤로 줄지어 정차하고 있었다.

당시 상행 1차선을 주행하던 A씨 차량이 횡단보도로 다가가고 하행 차선 쪽 인도에 있던 어린이가 횡단보도 위를 뛰어서 가로지르다가 사고가 났다.

다만 CCTV가 도로 표지판에 일부 가려져 있어 A 씨 차량과 피해 어린이가 충돌하는 순간이 영상에 직접 담기지는 않았다.

A씨는 "실내 세차를 맡겼다가 블랙박스 선이 빠진 것을 확인했지만 깜빡하고 다시 연결하는 것을 잊었다"라고 진술했다.

롤스로이스

도로교통공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긴 CCTV의 감정 결과를 인용해 재판부는 사고 당시 A씨 차량의 주행속도를 약 26.1km/h로 추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신장은 147cm에 불과한 반면 A씨의 차량과 피해자 사이에는 스타렉스, QM6, 랜드로버 차량이 정차하고 있었다"라며 "A씨가 주시의무를 다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고 직전까지는 정차한 차량들로 인해 피해자가 횡단보도에 진입한 사실을 인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A씨가 피해자를 발견하고 완전히 정차하기 위해서는 약 2.08초의 시간이 필요한 데 반해, 사고는 A씨가 피해자를 최초로 발견할 수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불과 0.76초 만에 발생했다"라며 "사고를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에 대한 무죄 판결에 검찰 측은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