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카이스트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 참여해 설명을 듣는 모습>
"삼성으로 갔던 컴퓨터 괴짜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세계적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 정책이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한 대기업 육성 정책을 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 이번에는 대기업의 영향력을 줄이고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기업을 뛰쳐나와 스스로 회사를 차린 젊은 벤처 CEO들을 소개하며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진 젊은이들은 더이상 대기업에 들어가는 식의 전통적인 커리어를 쌓으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 SDS와 인텔 코리아 등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한 뒤 스트라드비전을 설립한 전봉진씨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인텔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신생 벤처 회사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금 조달 문제'를 꼽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설립한 창조경제센터가 자금 지원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이 카이스트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센터는 시스코, 인텔,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뿐 아니라 재벌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하에 운영되고 있다"며 창조경제 정책이 성공적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에서는 사상 최초로 신설법인 수가 8만개를 돌파했고 벤처 투자 규모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경제'라는 용어는 영국 컨설턴트 존 호킨스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존 호킨스는 "20세기에 대기업은 안전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전세계적인 경쟁, 국제적 M&A 등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는 창조적인 경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직까지 한국의 투자 여건은 벤처 기업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다. 때문에 한국 벤처기업이 상장되는데는 평균 12년이 걸린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한국의 투자 여건을 한국 경제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현재 가고 있는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표시했다.
블룸버그는 "이제 더이상 대졸자 중 최고급 두뇌들이 삼성으로 향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제2의 한강 기적' 같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