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정상이라도 복부에 지방이 많으면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보다 더 사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예방심폐의학 전문의 프란치스코 로페스-히메네스 박사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정상, 과체중, 비만에 해당하는 남녀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14년에 걸쳐 사망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AP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3천200여 명이 사망했다.
BMI 수치가 같더라도 허리-엉덩이 비율(WHR: waist-to-hip ratio)이 높은 사람이 사망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페스-히메네스 박사는 밝혔다.
WHR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0.8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간주된다.
남성은 11%, 여성은 3%가 BMI 기준으로 체중이 정상이었지만 WHR은 높았다.
이들은 지방이 하체에 집중된 과체중 또는 비만 남녀보다 사망위험이 높았다. 특히 남성은 2배 가까이 높았다.
이 결과는 배는 좀 나왔어도 체중이 정상이니까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스웨스턴대학 의과대학의 비만전문의 리저 네프 박사는 복부의 장기주변에 쌓이는 지방은 피하에 축적되는 지방보다 당뇨병, 심장병 등 대사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대학 의과대학의 비만전문의 새뮤얼 클라인 박사는 복부비만인 사람은 전형적으로 혈액검사에서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서 굳이 허리둘레를 재지 않고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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