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검찰청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보험금 명목으로 '남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31) 씨와 조현수(30) 씨의 행방이 아직까지 묘연한 가운데 경찰이 이들에게 한 번도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살인 혐의 피의자를 구속 처리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데 이는 이씨 등이 순한 양처럼 성실히 임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 때문으로 보이고 있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20년 일산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일산서부서는 이씨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명했는데 이씨는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는 이전 가평경찰서 조사 과정에서 "통화할 곳이 많다", "가방과 휴대전화를 함께 분실했다"며 거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인천지방검찰청 

이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살해 수법'과 관련된 검색 기록이나 SNS 게시물 등이 나오지 않았다. 이씨와 윤씨(숨진 남편) 등의 통화 내용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이 통화를 할 때마다 카카오톡 기능 중 하나인 보이스톡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남편의 유족들은 당시 이씨가 대포폰을 경찰에 제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기도 했다. 경찰도 이를 의심했지만 영장을 신청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1년 뒤 검찰이 두 사람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이들의 대포폰을 발견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일산서부서에서 소환 조사를 포함해 5~6차례 조사를 받았다. 둘은 변호사를 선임해 혐의를 부인했고 수사기록도 꾸준히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일산서부서에서 근무한 한 경찰은 "(조사할 때 이씨 등과) 항상 연락됐다. 조사받을 때는 고분고분했다"며 "그렇게 순한 양이 아닐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경기도 수원시 윤씨의 자택에 있는 PC를 숨기려 한 의혹도 받고 있다. 건물 CCTV에는 2019년 7월 윤씨 발인 당일 조씨가 PC를 가지고 나오는 모습도 찍혀 있었다.

경찰은 이 상황을 파악했지만 PC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씨 등에게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