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코로나19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후각·미각 상실이 뇌 손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병리학과 연구팀은 코로나 사망자 23명을 부검한 결과, 뇌 손상에 따른 후각 이상의 증거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쳉(Cheng-Ying Ho)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코로나로 사망한 23명과 대조군 14명을 모집해 뇌 기저부에 있는 후각 영역 조직을 채취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 사망 환자 23명 중 후각을 상실한 환자는 3명, 장애가 나타난 환자는 4명, 후각과 미각을 모두 잃은 환자는 2명이었다.
세부 분석 결과 코로나 사망자는 뇌의 후각 영역에 축삭돌기(신경세포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긴 돌기)가 훨씬 적은 것을 발견했다. 또 미세혈관에도 상당한 이상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경·혈관 손상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환자 후각구에서 코로나 입자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구진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각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보다 코로나 감염으로 유발된 염증에 의해 뉴런이 손상되고 축삭돌기 수가 감소돼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이는 나이나 다른 기타 요인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즉 코로나 감염 증상이라기보다 2차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쳉 교수는 "지금까지 학자들은 조직 병리학적 검사에 의존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후각 뉴런 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왔다"며 "하지만 이들 후각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전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코로나 감염이 몸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염증들이 뉴런을 손상시키고 축색 돌기 수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전이 후각에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영구적 상실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억3000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보면 약 2,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6개월 이상 후각이나 미각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