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30일(월)

어제자 '그알'에 나온 故이예람 중사의 끔찍했던 성추행 피해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결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여군, 하지만 공군 측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덮고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했다.


지난 2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81일간의 '지옥'이라는 부제로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됐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일, 이예람 중사는 부대 회식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장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20여 분 지속된 추행을 견디다 못한 이중사는 숙소에 도착하기 전 차를 세워 내리기까지 했다. 이후 이중사는 직속 선임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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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하지만 이중사는 사건 발생 81일 후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난다. 이날은 그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 그의 휴대폰에는 "모두가 저를 죽였다"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진술과 증거가 있었지만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다음날 이중사의 선임은 장중사를 불러 사실을 확인한 후 이중사에게 "성추행 신고를 하면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기고 모인 모두가 곤란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고 선임 노준위는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신고를 하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라고 했다. 이중사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있고 나서야 사건 발생 24시간 후에 겨우 '신고처리'가 됐다.


이후 가해자 측 아버지는 "못난 아들이 명예로운 전역을 하게 도와달라"라고 이중사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이중사만 계속해서 조사를 받았다. 피의자 조사는 없었고, 이틀 만에 겨우 불구속 수사가 진행됐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싶다'


피의자는 사건 발생 2주 후에야 첫 조사를 받았고, 대대장과 노준위는 이중사가 머물기를 설득해 이때까지 둘은 분리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70여 일 만에 전속 명령을 받은 이중사는 새 부대에서도 노골적으로 면박을 주는 등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가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때, 가해자 장중사는 탄원서를 받으러 다니며 이중사의 신상을 공개하는 등 2차 가해를 지속했다.


공군은 이중사 사망 후 사건에서 '성추행 피해자'라는 내용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고 단순 변사로 보고했다. 이후 이중사의 사연이 언론 등에 알려지자 장중사는 그제서야 구속수사를 받게 됐다.


뒤늦게 시작된 수사에서 2차 가해를 가한 직속상관들을 포함해 15명이 기소됐지만 공군 수사 관계자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