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포항 여대생' 뛰어내려 숨진 택시 '블랙박스'를 확인한 경찰이 밝힌 당시 상황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극단적 공포감으로 인해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여대생 사건에서 블랙박스 하나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대생은 메시지를 통해 택시기사가 귀를 닫고 모르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호소했지만 택시 내 블랙박스를 살펴보면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51분경 여대생 A(21)씨는 포항 영일만대로 남송IC 인근에서 타고 가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가 뒤따라 오던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A씨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교 기숙사를 가기 위해 택시에 탑승했지만 택시가 목적지와 다른 곳으로 향해 불안함을 느껴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다.


인사이트A씨 유가족이 공개한 A씨와 남자친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도로 위로 굴러떨어졌던 A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의식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뒤따라 주행하던 차량에 치여 크게 다쳤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게서 응급조치를 받던 중 사망했다.


사망 소식을 접한 A씨 유가족들은 진실을 알리겠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A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에는 택시기사가 목적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고속 운행했고 A씨의 말에도 묵묵부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택시 안 블랙박스에 담긴 내용은 해당 카카오톡 내용과는 상반되는 듯한 모습이다. 택시기사는 목적지를 말하는 A씨에게 "(A씨 대학이 아닌) OO대학이요?"라고 물었고 A씨도 "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7번 국도에서 영일대로로 옮겨간 이후에는 차량 주행 소음 탓으로 A씨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녹음됐다. 이때 A씨의 목소리는 소음에 묻혀 택시기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날 경찰관계자는 "처음에 차량 주행 소음밖에 안 들렸다. 몇 번 재생해 보니까 A씨가 택시기사에게 무슨 말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택시기사는 A씨가 하는 말을 듣지 못 한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전해진) A씨가 '내려도 되냐' 묻고 택시기사가 '갑니다'는 등의 대화는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경비교통과 3개 부서에서 현장 및 1차 조사를 실시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