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일주일 넘게 산불 진화 중인데 女 공무원은 '내근'만 한다는 男 공무원의 하소연

인사이트울진 산불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이달 초부터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막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 남자 공무원의 하소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일주일 넘게 산불 끄고 있는 공무원이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산불이 발생하고 일주일 넘게 산에 올라가는 공무원 중 남직원이 95% 이상"이라며 남녀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자그마한 하소연 하나로 진정한 양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길 바란다는 뜻에서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글에 따르면 산불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 중에서 남직원이 95% 이상이다. 5% 미만의 극소수 여직원들도 현장에 나가긴 하지만 산에 올라가지는 않고 산 밑에서 장비 관리나 부식 관리 등을 하는 것이 전부다.


이외 대부분의 여직원들은 상황 근무라는 명목하에 따뜻한 사무실에 쉬고만 있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하면 산불로 인한 연기와 재를 마시며 산꼭대기에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정상부에 도착하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땀 범벅이다.


허나 더운 것도 잠시 약 10분이 지나면 지옥 같은 추위가 시작된다. 그때 A씨는 주머니에서 찬 김밥과 빵 하나를 꺼내 정상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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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런 근무 패턴이 벌써 일주일째라며 몸살 걸리기 일보 직전이라고 전했다. 허나 여직원들은 남직원들에 비해 업무 강도가 미약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여성과 남성 중 여성이 압도적으로 더 편하지 않나. 동일 임금 받으면서 남자가 이 짓거리를 왜 해야 하는 건가"라며 하소연했다.


이어 "양성평등이 중요해진 시대에 과연 이것이 합리적인 방법인가. 여자도 남자랑 똑같이 산에 올려 보내고 남녀 같은 비율로 사무실, 현장 나눠서 근무 시키면 될 일을 왜 남자만 현장, 여자는 실내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평했다.


끝으로 "직접 나서서 항의해 보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얻는 것이 없다. 여자들끼리 뒤에서 수근 대며 나의 이미지를 낮출 것이 뻔히 다 보인다"며 아쉬운 맘을 돌린 채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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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현장에는 그래도 남자가 더 도움 됨. 대신 적절한 돈 보상 필요할 듯", "드론이나 헬기 띄울 때 부식 같은 거 못 해주나...안타깝다", "그래도 현장 투입되는데 수당 안 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기도 안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5일 안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비상근무 소집 문자를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7급 이하 여직원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문제가 됐다. 해당 문자는 지금까지도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을 통해 확산돼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8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보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집계 기준, 강원도 산불 전체 피해 추정 면적은 약 2만 1772ha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00년 동해안 지역 산불 피해 면적 2만 3794ha에 육박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