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전 농구 선수 김영희가 병마를 얻게 된 과거를 떠올리며 병원에서 죽는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6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80년대 한국 여자 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농구계 레전드 김영희가 출연했다.
김영희는 키 205cm로 1984년 LA(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 거인증으로 불리는 희귀병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았다.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된 그는 뇌출혈로 쓰러지며 은퇴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코트를 떠났다.
이날 김영희는 "88 서울 올림픽을 대비해 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라며 "반신마비가 오고 한쪽 다리, 한쪽 팔이 마비가 오고 앞이 안 보였다. 병원에서 '머리에 큰 혹이 있는데 어떻게 훈련했냐'고 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혹이 너무 커졌다고 조금만 더 늦었으면 사망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가) 사형 선고를 내리더라. '운동하면 안 된다. 사망이냐 운동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김영희는 무려 35년째 거인병과 그로 인한 각종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김영희는 약 봉투를 보여주며 "거인증에 대한 약도 있고 복합적이다. 이번에 머리에 피가 고이면서 머리 약도 있고 항생제도 있고 골고루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희는 힘들었던 시절 우울증도 왔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변해버린 외모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게 두려워 자꾸만 움츠러들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우울증을 얻게 됐고, 한때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만 김영희는 이제는 자신의 곁을 지키는 이웃들과 동료들이 있어 희망을 얻고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 말미에는 학창시절 함께 훈련했던 농구부 동창들을 만나 행복한 미소를 지어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