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주택가에서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희귀종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발견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3일 부산 사하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경 사하구 신평동의 한 주택 2층 옥상에서 '원숭이를 발견했다'는 주민신고가 접수됐다.
이 주민은 "옥상에 빨래를 널러 갔다가 원숭이를 발견하고 상자에 보관하고 있다"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원숭이를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로 인계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확인 결과 이 원숭이는 주로 동남아지역에 서식하며 멸종 위기종에 속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원숭이 '슬로로리스' 인 것으로 확인됐다.
'슬로로리스'는 새끼를 잡으려면 강력하게 저항하는 어미를 반드시 죽여야 하는 잔인한 밀렵과정 때문에 잘 알려진 동물이기도 하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은 "발견된 원숭이는 길이 30㎝, 몸무게 2㎏로 태어난 지 2∼3년으로 추정된다"며 "100m를 가려면 온종일 움직여야 할 정도로 느려서 주택가에 누가 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에도 부산 북구에서 같은 종의 원숭이가 발견된 적이 있기 때문에 원숭이를 들여오는 밀수 경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슬로로리스'는 낙동강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via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
정연성 기자 yeons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