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공군 파일럿 잃을 뻔한 1200억짜리 전투기 F-35A 사고, 원인은 '독수리'였다

인사이트F-35A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공군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의 비상착륙 원인이 독수리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공군은 1월 4일 F-35A 전투기의 비상착륙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무게 10kg의 독수리로 인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규명됐다고 밝혔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운항 중인 항공기에 조류가 충돌하여 생기는 항공사고를 일컫는다. 


공군에 따르면 당시 F-35A는 청주기지에를 이륙한 후 사격장 진입을 위해 약 330m의 고도에서 비행하던 중 독수리와 충돌했다. 


인사이트독수리 / gettyimagesBank


독수리는 충돌한 뒤 공기흡입구로 빨려 들어가 기체 격벽(차단벽)을 뚫고 무장 적재실까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빨려 들어간 독수리는 적재실 내 랜딩기어를 작동하는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 배선을 다수 파손시켰다. 이로 인해 전투기는 바퀴를 펴지 못하고 몸체 그대로 비상 착륙해야 했다. 


군 관계자는 "전투기가 독수리와 충돌할 당시 고도는 1000피트, 속도는 시속 900km였다"며 "연료를 탑재할 경우 20톤이 넘는 F-35A 전투기가 10kg 조류와 충돌하며 받은 충격량은 환산해 보니 약 30톤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조종사였던 배 모 소령은 항공기 결함을 진지한 직후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인구 밀집 지역을 회피해 서해상을 따라 비상착륙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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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35A / 뉴스1


바퀴가 펴지지 않는 상황에서 조종사는 비행기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비상 착륙하는 '동체 착륙' 방식을 택해 착륙했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배 소령의 숙련된 조종술과 화재 방지 대책으로 안전하게 착륙했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한편, F-35A가 동체 착륙한 사례는 미국이 여러 나라에 F-35 판매한 이후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는 파일럿의 숙련된 기량과 특수 거품으로 인해 손상이 거의 없었으며 조종사 또한 다친 곳 없이 착륙했다.


F-35A는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 등 통합항전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전투기로 국내에 40대가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