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가 본격적인 물류 신사업에 뛰어든다.
지난달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y가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 중이던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정식 서비스로 운영한다.
프레딧 배송서비스란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자체 배송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배송을 대행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이다.
50년 전인 지난 1971년부터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명칭으로 등장한 프레시 매니저가 다른 판매자의 상품을 유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hy는 해당 사업을 위해 최근 화물운송주선업 자격 취득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hy는 자사몰 '프레딧'에 들어온 주문을 전국 1만 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배달하며, 지난 1월 기준으로 회원 수 100만 명에 이르며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자사 제품만 판매하던 프레딧은 지난 2020년 12월 개편 이후 타사 유제품이나 친환경 생활용품 등 배송 품목을 대폭 늘렸다. 판매 품목은 약 1200여개로 늘었다. 사실상 이커머스 물류 시장으로 몸집을 키운 셈이다.
아울러 본격적으로 배송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hy는 자체 물류 시스템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신선식품 배송을 원하는 업체 등을 잠재적 고객으로 목표하고 현재 백화점, 화장품 업체, 카드사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레시 매니저가 몰고 다니는 냉장카트 '코코'는 배송서비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신선식품 및 냉장 제품 포장을 최소화해서 배달하기 때문에 폐기물 배출이 일반 택배서비스보다 덜하고, 전기차여서 배송 과정에서의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다.
hy가 B2B 제휴 배송 사업을 확대하게 된 계기는 '프레시 매니저'의 수익성에 있다.
프레시 매니저는 사실상 방문 판매가 강점인데, 비대면 소비 추세로 경쟁에 뒤떨어질 수 있단 고민 끝에 고안됐다. B2B 배송 수익은 모두 프레시 매니저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최근 택배노조의 잇단 파업 등으로 일반 택배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프레딧 배송서비스가 쿠팡 로켓배송이나 마켓컬리 등의 새벽배송처럼 일반 택배의 대체재로 자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hy는 지난해 3월 사명을 바꾸고 유통 전문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발표했다. hy는 안정적인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하루 처리 물량 '20만건'에 달하는 논산물류센터 착공을 진행하며,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