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원전이 주력"...갑작스런 文대통령 입장 변화에 전 세계 탑티어 국내 원전업계 기업인들이 보인 반응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 / 뉴스1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임기 내내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 온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원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단 발언을 내놓으면서 원전업계 기업인들이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날 한철수 전 창원상공회의소 회장(고려철강 회장)은 "(탈원전은) 경제의 큰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 정책 실패"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따르면 정부의 '탈원전' 선포 이후 지난 5년간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원전산업계는 초토화됐다.


한 회장은 "세계 최초로 3세대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국가의 산업 생태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아이러니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6월 문 대통령은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으로 사실상 탈원전 선언을 하며 임기 내내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 왔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은 세월호 아이들과 맺은 굳은 약속"이라면서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로 꼽히던 한국의 원전 설계·시공 능력을 포함한 원전업계가 정부의 탈원전 선포 후 벼랑 끝에 놓이게 되자, 원전업계 관계자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지난 2019년 1월 진행된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한 회장 역시 문 대통령에게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이를 두고 한 회장은 원자력발전 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복원이 힘들다고 수차례 호소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지난 2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에서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도 이른 시간 안에 정상 가동하라고 주문했다.

 

갑작스런 입장 변화에 업계는 오히려 혼란에 휩싸였다. 정부 정책에 따라 원자력 사업과 인재를 대폭 줄이는 등 원전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인데다, 다시 산업을 일으키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사라진 기술을 되살리고 다시 인력을 구해야 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에 원전 부품을 공급하던 A사 관계자는 "그동안 해온 것은 생각지 않고 이제 와서 탈원전이 아니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일감이 끊어져 녹이 슬어버린 장비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매체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