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아빠 좋은 사람 생겨서 재혼하려 해"
아빠의 폭탄 발언에 딸은 수저를 내려놓고 놀란 눈빛으로 아빠를 쳐다봤다.
딸은 재혼 자체도 당황했지만 무엇보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1년도 채되지 않은 시점에 이 말을 하는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엄마를 놔줘야 되지 않겠냐는 아빠의 말에 딸은 "엄마 죽은 지 10년이 지났냐 20년이 지났냐. 1년도 안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갑자기 혼자가 돼 외롭고 적막할 아빠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재혼 얘기를 꺼내는 아빠에게 섭섭했던 것이다.
해당 장면은 지난 2017년 방영된 KBS 드라마 '고백부부'에 등장했다. 당시 많은 시청자들은 부녀의 갈등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해당 장면에 누리꾼들은 상반되는 두 가지 의견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혼자 남은 아빠의 인생도 중요하기 때문에 아빠가 재혼을 원한다면 자식이 반대하는 건 잘못됐다며 아빠 편을 들었다.
한 누리꾼은 "물론 섭섭할 수는 있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가장 힘든 시기에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사람과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지내고 싶을 수도 있다"며 재혼을 결심한 아빠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재혼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사별한지 1년도 안 돼서 재혼하는 것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엄마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이 채운다는 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플 거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배우자와 사별 후 재혼을 한 이들의 경우 대부분 적어도 사별한지 3년 정도가 지난 후에야 재혼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재혼 전문 정보회사 두리모아가 40~50대 사별로 인한 재혼자 750명을 대상으로 '사별 후 재혼을 결심하게 된 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72%가 '3년 정도 지난 후'라고 답했다.
반면, '1~2년 내에'라고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의 3%에 불과했다. 그 외 '2년 후'는 15%, '아직까지 생각없다'는 1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