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맨발로 돈 봉투 들고 서성이는 손님에게 카페 사장이 건넨 메모

인사이트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양말만 신은 채 서성이는 손님을 본 한 카페 사장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임을 알아채고는 기지를 발휘해 그 피해를 막았다.


경찰은 이웃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데 이 카페 사장을 '피싱지킴이'로 선정해 포상했다.


지난 2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60대 여성 A씨는 카페 안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손님을 보았다.


당시 이 손님은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누군가와 계속 전화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손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손님은 손에 들고 있던 현금 봉투를 보여줬다.


과거에 비슷한 피해 경험이 있는 A씨는 곧바로 보이스피싱을 직감했다. 당시 이 손님은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돈을 요구받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손님에게 다가가 '여기로 돈을 받으러 오라고 해라', '내가 밖에 나가 사복 경찰을 보내 달라고 얘기하겠다'는 메모를 건넨 뒤 112에 신고해 상황을 설명하고 사복경찰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금 수거책이 카페에 나타나자 QR코드 등록을 요구하고 주문 메뉴를 소개하는 등 시간을 끌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A씨의 도움으로 경찰은 수거책을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A씨가 범죄 예방에 큰 도움을 줬다고 판단해 A씨를 '피싱지킴이 1호'로 선정하고 24일 표창장과 신고보상금을 수여했다.


A씨는 "피해자가 마침 여기에서 통화를 해서 다행"이라며 "범죄 예방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싱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검거에 기여한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시민 누구나 주위에 관심을 가지면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