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과 정재원이 값진 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비록 금메달은 벨기에 선수 차지가 됐지만 두 한국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모습은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긴 장면은 또 있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승선 직전 옆으로 비켜주는 이승훈" 등의 제목으로 결승선 앞에서 선수들이 달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을 보면 가장 안쪽 라인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이 앞뒤로 나란히 달리고 있다. 이승훈은 전체 선수들 가운데 선두로 달리고 있으며 정재원은 벨기에 선수와 거의 비슷한 위치에 있다.
그런데 정재원 앞에서 금메달을 향해 달리고 있던 이승훈이 갑자기 옆으로 살짝 비킨다. 마치 정재원에게 길을 터주는 듯한 모습이다.
덕분에 막판에 속도를 끌어 올린 정재원은 2위(7분47초1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승훈은 16명의 선수 가운데 3번째(7분47초204)로 들어오며 동메달을 차지했다. 4위로 통과한 미국의 조이 맨티아(7분47초206)와 이승훈은 단 0.002초 차이였다.
금메달은 벨기에의 바트 스윙스(7분47초11)의 차지가 됐다.
한국 선수들이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치게 된 것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후배 정재원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조력자 역할을 한 이승훈을 향해 뜨거운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선후배 간의 훈훈한 모습이 감동이다", "태극기가 나란히 올라갈 때 정말 울컥했다", "4년 전 정재원이 바람막이 역할하며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던 만큼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포디움에 오르도록 전략을 짠 것 같다. 멋지다"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한편 올림픽만 4회 연속 출전 중인 이승훈은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인 최다 메달 단독 1위가 됐다.
하계올림픽까지 합쳐서는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금4·은2), 양궁 김수녕(금4·은1·동1)과 함께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