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희진 기자 =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넘어진 중국선수 쑨룽(孫龍)이 중국 국민들의 적이 됐다.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는 중국이 5개팀 중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기 도중 쑨룽이 아무런 접촉도 없이 미끄러져 넘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 해설을 맡았던 중국 전 쇼트트랙 선수 왕멍은 쑨룽이 넘어지는 장면을 보고 20초간 침묵했다.
이후 왕멍은 "다시 욕하기도 싫다. 왜 저기서 넘어지는가"라며 분노했다. 앞서 왕멍은 "쑨룽이 적극적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지 않는다"며 지적한 바 있다.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쑨룽은 "오늘의 실수는 스스로 서두르다가 일어난 일이다"며 "모든 것이 내 잘못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내 실수로 모든 사람의 노력이 물거품 됐다"고 덧붙였다.
감정이 격앙된 쑨룽은 눈물로 인터뷰를 마쳤다.
눈물의 인터뷰에도 비난이 이어지자 쑨룽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웨이보(weibo)'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중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오늘 내 실수로 모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미안하다. 쇼트트랙을 좋아해준 팬분들에게도 죄송하다"고 게시했다.
이어 "믿어주고 큰 기대를 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미안하다. 가장 미안한 것은 나를 키워준 조국이다"며 "여러분들을 실망시켰으니 모든 비판을 수용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쑨룽의 거듭되는 사과에도 중국 다수의 네티즌들은 쑨룽의 황당한 실수에 거센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접촉도 없이 혼자 넘어지다니 직업을 바꿔라",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우다징이 불쌍하지도 않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쑨룽을 향한 비난을 지속했다.
소수의 누리꾼들은 "그래도 고생했다"며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같이 계주에 나섰던 중국 우다징 선수는 "쑨룽이 아직 20살밖에 안 된 선수라 앞으로 더 잘하게 될 것"이라며 감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