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밤새서 샤넬 가방 사재기한 리셀러들이 '샤넬 태세전환' 이후 좌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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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명품 브랜드 '샤넬' 제품들이 명품족 사이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아침부터 줄을 서 구매하는 '오픈런' 또한 줄어들고 있으며 수십, 수백만원씩 붙던 프리미엄조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샤넬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의 리셀 가격이 100만원~2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만 해도 해당 제품은 리셀 가격이 1,400만 원까지 뛰었지만 최근엔 300만원이나 하락한 1,1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제품의 정가는 1,124만원으로, 리셀가가 정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팔렸다. 리셀 프리미엄가가 소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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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이 일어난 이유로는 리셀 시장에서 샤넬 브랜드 물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그동안 샤넬은 매번 한정된 수량만 제품을 판매했다. 이에 먼저 매장에 도착하는 소비자만이 샤넬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오픈런' 현상이 일어났다.


오픈런이 빈번해지면서 일반 고객이 아닌 리셀러(재판매업자)가 인기 제품을 사들이는 비중이 커졌다. 이 탓에 자연스럽게 리셀 시장에 물건도 많아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매체에 "매장에서 샤넬 제품을 팔면 다음 날 리셀 시장에 나오는 제품 물량이 많게는 70~80%에 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리셀가 하락 현상에 대해 샤넬 이미지가 추락한 탓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오픈런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좀비런', '노숙런' 등의 명칭으로 사진이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으로 확산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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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흔하지 않고 값비싼 제품을 구매하며 느끼는 만족감을 중시한다. 하지만 최근엔 샤넬 제품을 구매하면서 이를 느끼기가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매장에 수많은 고객이 몰리는 통에 여유로운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등도 기대하기 힘들다.


다만 이러한 이미지 추락에도 불구하고, 향후 샤넬 리셀 시장은 여전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여전히 오픈런, 리셀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리셀업자들이 구매를 독식하자 샤넬 측은 매장 운영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샤넬은 지난해 7월부터 '판매유보고객' 제도를 도입했다.


판매유보고객이란 매장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경우, 상품을 지나치게 많이 사들이는 경우, 다량 매집 고객에게 본인 명의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고객을 말한다. 판매유보고객을 지정해 그들에게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