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수)

부상으로 고난도 기술 못쓰자 '호랑이옷' 입고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미안함 전한 스노보드 선수 (영상)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 '호랑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의 스노보더 뤼실 르페브르의 퍼포먼스였다. 몸 전체를 호랑이로 표현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의 이런 독특한 퍼포먼스에는 사연이 있었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서우강 빅에어 경기장에서 펼쳐진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예선에서 르페브르는 호랑이 복장을 입고 등장했다. 


해당 경기는 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12위 안에 들어야 결선에 오를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르페브르는 출발 직전부터 경기를 펼치는 내내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YouTube 'M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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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대에 서서도 손으로 호랑이 흉내를 내면서 장난을 쳤으며 점프를 하면서도 아무런 기술을 구사하지 않았다. 


공중에서는 '어흥' 하며 호랑이처럼 포효하는 듯한 몸동작까지 해 보였다. 진중한 모습보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듯했다. 


경기 결과는 20.00점이었다. 출전 선수 30명 중 기권한 한명을 제외한 꼴찌 2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점수는 꼴찌였지만, 르페브르의 독특한 호랑이 퍼포먼스에 관중들과 선수단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르페브르의 이런 행동은 사전에 계획된 퍼포먼스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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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르페브르는 "5일 열린 슬로프스타일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오늘 경기를 제대로 뛰기 어려웠다"며 "이 경기가 내 은퇴 무대라 꼭 나오고 싶어 생각해낸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스위스 국가대표로 친하게 지내는 니콜라 위베르가 마침 호랑이 코스튬을 갖고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올해 중국이 호랑이의 해라고 해서 내가 이걸 입고 나가면 모든 사람이 내 사진을 찍으려고 할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르페베르는 세살이 되던 해 허리를 다쳐 의사에게 운동은 물론, 걷지도 못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 결과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한 그는 스노보드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