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4년 겨울.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에서는 '사상 최악'의 역사가 펼쳐졌다. 주최국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의 피겨팬은 누가 금메달인지 알고 있었지만, 전광판에는 러시아 국적의 선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피겨퀸'은 전 세계에 있는 그의 팬들이 억울해하는 상황 속에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분노하지 않았다. 자신이 분노하면 팬들의 마음이 더 타들어 거라는 걸 알기에.
그 누구보다 속이 까맣게 탓을 그는 지금도 그 일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는다. 이런 그가 다른 선수들의 노력을, 열정을, 진심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김연아의 이야기다. 피겨퀸은 '도핑 논란'에도 싱글 종목 출전을 강행하는 러시아 발리예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팬들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금메달 강탈'이라는 아픔을 혼자 삭혔던 그가 이번 발리예바 도핑 논란에 입을 열었다는 점을 놀라워하고 있다.
해외 팬들은 "학교에서도 정말 착하고 모범적인 친구가 분노하는 문제는 '정말 나쁜 일'이었다", "금메달 강탈에도 가만히 있던 김연아가 나섰다", "여왕이 말했다. 모두 들어라", "ISU는 여왕의 말씀을 받들어라", "상황이 너무나 끔찍하기에 여왕이 움직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러시아의 피겨 대표 카밀라 발리예바는 도핑 양성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됐다.
하지만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 CAS는 발리예바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잔여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ICO는 CAS가 내린 판결에 대해 거부할 권리가 없기에 오로지 출전은 발리예바의 선택에 달렸다.
이에 대해 김연아는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라고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