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엘리트 코스만 밟았을 것 같은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 선수의 힘겨웠던 지난 행적이 재조명됐다.
지난 13일 대한민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최민정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서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앞서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정 지은 후 눈물을 멈추지 못한 바 있다.
당시 최민정은 "지금은 기뻐서 많은 눈물이 나는 것 같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기뻐서 우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은 더 노력하고 성장해서 채우겠다"라고 말했지만, 팬들 사이에선 눈물의 뒤에 있던 여러 말 못 할 이야기들이 재조명됐다.
최민정은 지난 2017년 연세대학교에 진학했다. 체육 명문인 한국체대를 선택하지 않은 이례적 행보에는 '연봉'이 있었다.
당시 쇼트트랙 에이스 대부분은 한국체대 소속이었다. 한국체대는 국립대라 재학 중 실업팀에 갈 수 없다. 최민정은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 실업팀에서 연봉을 받고 뛸 수 있는 연세대 진학을 선택했다.
연세대에 진학해 성남시청 소속으로 뛰며 약 2억원가량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민정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남다른 가족 사랑을 자랑한다.
그의 어머니는 과거 국제대회에서 상금을 받았을 때는 백화점으로 어머니를 데려가 옷을 사준 적도 있다며 "그때 딸이 엄마한테 선물하는 것이 좋게 보였는지 직원이 할인도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난다. 아이를 키우는 보람이 느껴졌고 많이 감동받았다"라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자신보다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역경도 있었다. 한국체대의 한 교수가 최민정의 연세대행에 분노해 전담코치에게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도 판정 불이익을 입었단 논란이 일었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었다.
다만 500m 결승을 두 번째로 통과하고도 실격 판정이 난 뒤 "손 짚고 나가서 진로방해라면, 손을 안 짚고 나갈 수 있게 해야겠죠? (앞으로) '꿀잼'이지 않을까요"라고 한 최민정의 인터뷰만이 부당한 판정이 있었음을 짐작게 할 뿐이었다.
진실은 뒤늦게 세상에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렸단 의혹이 제기됐다.
심석희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한 승부 조작 시도도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는 심석희의 성폭행 미투 폭로가 나오기 4개월 전 이를 폭로했다.
폭로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16~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첫 시도가 있었다. 당시 한체대 교수 A씨의 지시를 받은 조 전 코치가 최민정을 찾아가 1500m 경기에서 심석희에 금메달을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최민정은 "금메달을 양보할 거면 차라리 다른 종목에 출전하겠다"며 1500m를 제외하고 심석희가 없는 500m 경기에 출천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두 번째는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이었는데, 조 전 코치는 "A씨가 한체대 심석희가 금메달을 따야 한다며 압박해 앞선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이 심석희에게 금메달을 양보하게 유도하라고 시켰다"라며 "(내가) 최민정에게 빌면서 부탁했고 결국 최민정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양보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민정 소속사 올댓스포츠 측은 "거기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라는 답변을 남긴 바 있다.
최민정이 쇼트트랙 파벌의 희생양이었으며, 운동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냈다는 소식이 조명되자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