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어제(9일)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
편파 판정, 열악한 경기장 환경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가 경기장 밖 선수들의 유쾌한 모습을 공개해 화제다.
지난 9일 곽윤기 개인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Kwakyoongy'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선수들이 설날을 보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곽윤기를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들이 설날을 맞아 제사를 지내고 세배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설날 아침 곽윤기는 쇼트트랙 동료 김아랑 선수와 함께 선수 대표로 대한체육회에서 준비한 제사를 지냈다.
이후 다시 숙소로 돌아온 곽윤기는 김동욱,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등 네 명의 후배에게 세배를 강요(?)했다. 심드렁해 하던 후배들은 세뱃돈을 주겠다는 곽윤기의 말에 벌떡 일어나 한 명씩 차례대로 세배를 시작했다.
첫 번째 주자는 김동욱이었다. 김동욱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곽윤기에게 세배를 한 뒤 세뱃돈을 챙겼다.
곧바로 액수를 확인한 그는 금액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인지 다시 세배를 하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다음 세배 주자는 황대헌이었다. 황대헌 역시 새해 인사와 함께 세배를 드린 뒤 세뱃돈을 확인할 생각도 하지 않고 세배를 무한 반복해 곽윤기를 당황케했다.
결국 곽윤기도 일어나 황대헌에게 무한 맞절을 올리며 두 사람은 체력 단련 수준의 세배 릴레이를 이어갔다.
맏형 곽윤기에게 설날 맞이 세배를 올린 마지막 두 선수는 이준서와 박장혁이었다. 이준서가 세배를 하고는 엎드린 채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자 곽윤기는 "자니?"라고 묻기도 했다.
박장혁은 세배를 하기 전부터 "형이 개인적으로 주시는 세뱃돈이냐"며 날카로운 질문을 날려 곽윤기를 또 한 번 당황시켰다.
비록 곽윤기가 후배들을 위해 마련한 세뱃돈은 체육회와 빙산연맹의 격려금이었지만, 선수들은 그렇게라도 서로 세배를 하고 새해 인사를 하며 타국에서도 외롭지 않은 설날을 보냈다.
선수들의 유쾌한 모습에 누리꾼들은 "빙판 위에서는 다들 세상 진지한데 밖에서는 저렇게 장난꾸러기들이라니", "선후배 간 훈훈한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맏형 세뱃돈 주느라 허리 휘겠다ㅋㅋ"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13일 남자 500m, 16일 남자 5000m 계주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