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베이징올림픽 '한복 논란'에 문체부 장관 "공식 항의 계획 없어"

인사이트황희 장관 / 뉴스1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벌어진 '한복 논란'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5일 중국 베이징 시내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 황 장관은 한국 취재진에게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을 소수 민족 중 하나로 본 것인데, 양국 관계에 오해의 소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앞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또다시 한복을 훔치려 한다는 국내 여론이 형성됐다.


인사이트MBC


황 장관은 "소수민족으로 분류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이르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중국의) 바로 옆 나라고 세계 10위권의 큰 나라로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전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에서 한 나라로 성장하지 못한 민족을 주로 가리키는 소수 민족으로 조선족을 과감하게 표현한 것은 양국 간 오해 소지가 있고, 안타깝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 문화가 이렇게 많이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라며 "세계사적으로 봐도 물리력 없이 소프트파워로 문화를 평정한 유일한 경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한다"라며 "우리 문화가 확산하는 과정으로 보고 자신감, 당당함을 가질 필요가 있고 다만 올바로 잡을 부분은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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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으로 항의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럴 필요까지는 현재 생각 안 하고 있다"며 "다만 양국에 오해 소지가 있는 부분은 중국 체육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서 국내 여론 등을 언급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이어 "역지사지로 본다면, 우리나라에도 화교 분들이 살고 있다. 미국도 여러 민족이 모여 세운 나라다. 그 안에서 이것은 한국 문화, 저것은 어디 문화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더 좋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복 논란에 여당과 야당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문화침탈'이자, '함께하는 미래'라는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을 무색게 하는 무례한 행위"라며 "대체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문화공정을 보란 듯이 펼쳐 보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게시물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