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영하의 날씨에 길냥이 철창에 가두고 '찬물' 뿌려 얼어죽게 만든 사람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최근 동물학대 사건이 연이어 보도돼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가운데 잔혹한 방식으로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의 행태가 폭로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길고양이 갤러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동물학대 정황이 공론화되며 폐쇄된 바 있다.


하지만 폐쇄 조치 후에도 '야옹이 갤러리'라는 또 다른 게시판에서 하루에도 몇 건씩 학대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접적으로 학대하면 처벌받으니 (고양이에) 찬물 뿌려서 얼어 죽게 만드는 방법을 쓴다"며 "한두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 이런 짓을 하고 있다"라고 수사 촉구 청원글에 동의를 호소하는 글이 있다라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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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실제로 지난달 30일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올라온 "또 잡아버렸다"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고양이 한 마리가 철제 포획틀에 갇혀있는 사진이 첨부됐다.


작성자 A씨는 "저번에 수거함 세척하고 다시 깔았더니 소식이 별로 없길래 속상했다. 설날 직전 되니 아침에 철컹철컹 '미야옹' 하길래 신나서 뛰어가 또 잡아버렸다"면서 "이주봉사는 오늘 저녁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파주 4일에 올라가서 한 마리 더 잡고 올려보낼 예정"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이주 봉사'란 고양이를 잡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방생하는 행위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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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또 다른 글에서도 집에서 24km 떨어진 산길 쪽에 고양이를 풀었다며 "털바퀴 추워 보여서 귀여워해주다가 보내줬는데 그건 올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상상에 맡기겠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문장 끝에는 얼음 모양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방사하기 전에 찬물에 두어번 뿌리고 방사하면 새도 안전하지 않을까", "얼음별 대모험 보내주자", "뜨거운 물 100도에 목욕 한 번 시켜주자" 등의 댓글이 남겨졌다.


뿐만 아니라 게시판 곳곳에서 "올릴 땐 잡은 사진이랑 이주방사 사진 딱 두 장만 올려라. 중간 과정은 혹시나 정신병자들이 꼬투리 잡거나 신상 파려고 집요하게 살펴볼 거다", "잡을 땐 주변 환경도 모자이크 추천" 등 직접적인 학대 혐의를 피하기 위한 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이를 두고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갤러리를 폐쇄하고 엄중한 수사를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해당 게시판에 게시된 글 중 하나에는 철제 포획틀에 길고양이를 잡아 가두어 겁을 먹고 반항도 안 하는 고양이에게 토치를 이용해 얼굴 위주로 불을 붙이는 영상이 업로드돼 있었고, 또 하나에는 다리가 부러진 채 필사적으로 기어 도망가는 길고양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라며 구체적인 학대 정황을 폭로했다.


또 게시자들이 학대 시간이 언제인지는 사진으로 증빙하고 다음 학대 영상을 게시할 날짜까지 예고하며 자신들을 절대로 잡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학대범은 유료 아이피 변환 프로그램을 구매해 걱정이 없다며 오히려 신고자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는 해당 갤러리를 엄정 수사 및 폐쇄하고 타 갤러리로 이동해 같은 학대를 반복할 수 없도록 방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청원글은 현재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고 관리자가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