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기호학은 표층에서 심층을, 즉 의미를 길어내는 작업이다.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기의를 결정하는 것은 기표다. 표현과 내용은 기표와 기의의 다른 말이다.
이 책은 표현과 내용, 소리공간과 이미지공간, 사이공간, 횡단의 독서, 초점화, 디제시스, 약호, 외연과 내포, 서사의 시간 등과 같은 기호학적 해석의 도구를 가지고 웹툰과 영상을 읽는 방법들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분석 대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타인은 지옥이다', '신과함께', '스위트홈', '내부자들' 등 미학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최신 작품들이다. 이러한 기호학적 해석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표면적인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이야기의 심연으로 들어가며 독창적인 작품을 창작할 수도 있다.
'신과 함께'는 불교의 '화탕영도'라는 문화약호를 웹툰과 영화라는 미디어형식에 맞는 특정약호로 변환했다. 또 저승과 이승의 교차편집은 이승과 저승이 긴밀히 얽혀있다는 내포를 갖는다.
영화 '내부자들'은 3년이라는 기의의 시간을 3시간이라는 기표의 시간 안에 배치하면서 영화의 리듬을 결정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픽션 세상, 소리 공간 및 이미지 공간에 대해 논하기 좋은 작품이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사이 공간에서 어떤 의미작용이 발생하는지와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작품 진행 또는 표현 형식을 찬찬히 살펴보는 횡단의 독서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다. '스위트홈'에서는 누구의 관점에서 사건을 이야기하는지와 픽션 세상의 현실 효과와 환상 작용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