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소주 아티스트 퍼니준 작가는 갤러리 카페 모노블럭(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는 2월 말까지 일러스트 개인전 '하우 투 드링크 소주(How to drink soju)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퍼니준 작가는 소주가 가진 동시대적(contemporary) 현상을 글과 그림으로 담는데 집중해 '소주 아티스트'로 불린다. 평상시에는 버려진 물건이나 추억의 물건으로 콜라주, 설치미술 형식을 통해 업사이클링 아트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는 퍼니준 작가가 출간한 '소주 마시는 법에 대한 진지한 고찰 - 알랑말랑 소주 탐구생활 (글·그림 퍼니준, 우하하컴퍼니)'에 담긴 일러스트 중에서 선별했다.
와인, 위스키, 맥주 심지어 일본술인 사케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책이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리는 소주에 대한 책이 전무하다는 것에서 영감을 받은 퍼니준 작가는 8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250점의 그림과 글이 담긴 책을 완성했다.
나름대로의 주도가 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정의된 바 없는 소주 마시는 법(How to drink soju)을 10단계로 정의 내려 표현한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1단계-자리 앉기 ▷2단계-소주병 잡기 ▷3단계-소주병 따기 ▷4단계-소주 권하기 ▷5단계-소주 따르기 ▷6단계-소주잔 잡기 ▷7단계-소주 받기 ▷8단계-잔 부딪치기 ▷9단계-소주 마시기 ▷10단계-소주잔 놓기. 각 동작을 번호를 매겨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작가는 소주 마시기는 법을 세분화 시킬 수 있었던 배경은 상대방이 술잔을 비우면 술을 권하는 한국만의 '수작(酬酌)' 음주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스로 따라 마시는 서양의 ‘자작(自酌)’ 방식과 달리 관계와 배려를 중요시 하는 한국문화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세 번째 전시로 외국인들이 많은 홍대입구에 만큼 영어버전의 작품을 선보여 한국인뿐 아니라 한국에 관심 많은 외국인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첫 전시는 책 출간과 동시에 헬시아뜰리에아몬드 갤러리(서울 서초구)에서 김미교 큐레이터의 기획 하에 신지아 안무가와 '건강한 생활소주전'이라는 주제로 콜라보 전시를 했다.
신지아 안무가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건강한 생활 소주 마시기'라는 안무를 선보이고, 워크샵을 개최했다. 두 번째 전시는 42갤러리(서울 성북동)에서 소주병과 소주잔을 이용한 설치작품과 책에 담긴 일러스트 작품 중 일부를 전시했다.
퍼니준 작가는 여러 영역의 아티스트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델 겸 배우 현재성, 포토그래퍼 소망 작가와 함께 각 일러스트를 실사 버전으로 표현하는 콜라보 작업 중이다. 콜라보 작품 발표 때에는 작곡가 겸 가수 홍가와 협업해 만든 소주를 주제로 한 노래 '클링'(가제)도 공개 예정이다.
퍼니준 작가는 "소주라는 오브제를 통해 한국의 동시대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예를 갖춰 마시면 폭음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며 "올해 안에 영어 버전의 책이 나올 예정으로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어 세계 여행이 자유로워지면 해외에서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