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왜 입마개 안 씌우냐"는 수원 버스 기사 호통에 놀라 눈치 보는 안내견

인사이트버스에 탔다가 호통에 놀란 안내견이 눈치를 보고 있다 / 사진 제공 = A씨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시각장애인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안내견.


이 안내견은 주인이 위험한 곳으로 가면 주인을 물거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져 막아야 하기 때문에 입마개를 씌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화된 훈련을 꾸준히 받았기 때문에 결코 사람을 공격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안내견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21일 오후 5시께 수원에서 동탄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A씨는 마음 아픈 일을 겪었다고 한다.


30대 후반의 시각장애인 남성이 안내견을 데리고 버스에 탑승하자 버스 기사가 "왜 입마개를 안하냐"고 소리를 지른 것이다.


시각장애인 남성이 곧바로 "안내견은 입마개 하는 개가 아니에요"라 대응했다고 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A씨


A씨는 "안내견이 눈치 보며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A씨가 제공한 사진에서 안내견은 시각 장애인 남성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다.


A씨는 "사람들이 내릴 때마다 안내견 발을 밟을까 봐 걱정스러웠다"며 "눈치 보는 게 마음이 짠했다. 해줄 수 있는 게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사이트지난해 5월 안내견과 식당을 찾았다가 쫓겨난 유튜버 '원샷한솔' / YouTube '원샷한솔OneshotHansol'


안내견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유튜버 '원샷한솔'은 안내견과 함께 식당에 갔다가 쫓겨난 사연을 전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12월, 롯데마트가 안내견을 가로막고 윽박지르는 일이 발생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여전히 "안돼"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안내견. 


녀석들이 "안돼"라는 말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인사이트2020년 12월 롯데마트에서 출입 저지를 당한 안내견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이와 관련해 해당 버스 회사 수원여객운수 측은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수원여객운수는 "2021년 12월 21일 우리 수원여객운수 버스를 이용하셨던 시각 장애인 승객 및 도우미견을 배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임직원들이 시각 장애인 승객 및 도우미견에 대한 관련법규와 기준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사 공고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유사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