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밥 먹던 숟가락에 이름 새겨 넣은 6·25전사 하사 70년 만에 가족 찾아

인사이트고(故) 김일수 하사 발굴 유품 / 국방부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지난해 10월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중 올해 처음으로 국군 전시자 신원이 확인됐다.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중 첫 신원확인 사례다.


7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비무장지대 백마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중 고(故) 김일수 하사(현 계급 상병)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김 하사는 제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1952년 10월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에서 중국군의 공격에 열흘 가량 방어작전을 수행하던 중 적 포탄 공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고(故) 김일수 하사 발굴 유품 / 국방부


백마고지 전투는 6·25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다. 당시 국군이 군사적 요충지인 강원도 철원 일대 백마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12차례의 공방전을 벌였고, 고지의 주인이 7차례나 바뀌는 등 대혈전을 치렀다는 기록도 있다.


김 하사의 유해는 지난해 발굴 당시 머리뼈·하체 일부 유해만 남아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고인의 숟가락, 전투화, 야전삽, M1탄 등 다수의 유품이 발굴됐다.


신원 확인에는 고인의 유품 가운데 '김(金)'씨 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씨가 적힌 숟가락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감식단은 김씨 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씨가 적힌 숟가락의 단서와 사전에 확보돼 있던 유가족 유전자 시료 분석을 통해 고인의 신원을 확인했다.


인사이트지난해 10월 백마고지 개인호에서 발굴된 국군 추정유해 / 국방부


고인의 남동생 김영환(75) 씨는 "형님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했던 것이 낯 뜨겁고 미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70년 만에 유해로 돌아왔어도 살아온 것만큼 너무 기쁘다"며 "이제라도 현충원에서 안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김 하사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귀환행사와 안장식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이는 김 하사를 포함해 모두 18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