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2만볼트 전기에 감전사한 예비신랑, 신부는 면회도 못해 납골함만 끌어안았다

인사이트YouTube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결혼을 앞둔 30대 남성 노동자가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다 감전돼 숨진 가운데, 유족이 고인과 결혼을 앞뒀던 예비신부가 직계가족이 아니란 이유로 면회조차 못했다고 호소했다.


6일 숨진 한전 하청업체 직원 김모씨(38)의 매형 A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안타까운 게 (고인과) 결혼을 앞뒀던 예비신부가 직계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 한 번도 못했다"며 "마지막으로 안아본 게, 화장터에서 납골함을 끌어안은 게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비신부가) 너무 힘들어하고 매일 꿈에 (고인이) 나타나서 펑펑 울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한다고) 저희랑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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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CBS 김현정의 뉴스쇼'


A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119 구조대에서 한전 측에 근처에 있는 활선차량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해, 한 15분 후에 차량이 도착했다. 그런데 이 활선차량이 (고인이 매달려 있던) 해당 높이까지 올라갈 수 없는 차량이라 더 높은 차량을 요청해 부르는 데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호흡도 불가능해 기관 삽관하는 응급처치를 하고 구급차로 이동했다"면서 "아주대 닥터헬기가 가까운 여주 공설운동장에 준비가 돼 있으니까 그쪽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하며 아주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했다.


A씨는 사고 이후 한전과 하청업체의 대응에 분노했다.


그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현장 소장이 왔길래 (사고 경위를 물으니) '저야 모르죠. 119가 알아서 했으니까'라고 말하더라. 너무 화가 났다"며 "직원들과 부장, 이사에게도 왜 사고가 났냐고 물었더니 '고인이 두꺼비집 커버 같은 것을 작대기로만 올리면 되는데 눈에 뭐가 씌였나 보다. 왜 사고가 났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 씨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전기연결 작업을 하던 중 2만 2000볼트 고압전류에 감전됐다.


이 작업은 한전 안전 규정상 '2인 1조'로 작업해야 했지만, 당시 김 씨는 혼자 10m 넘는 높이의 전신주에 올라가 작업했다. 또 절연 장갑이 아닌 일반 면장갑을 낀 채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의식을 잃은 상태로 30분이나 전봇대에 매달려 있었고 상반신 대부분에 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는 사고 19일 만인 11월 24일 패혈증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올해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으로 알려졌으며, 사망 전 예비신부와 "사랑한다"는 메시지와 "일 끝나고 얼른 집에 가겠다"는 통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YouTube 'CBS 김현정의 뉴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