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적당히 살찐 사람이 더 오래 산다" (연구)


 

우리나라 사람은 마른 사람보다 적당히 비만한 사람들의 오히려 사망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7일 고려대 연구팀은 2002~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에 포함된 30세 이상 100만 명을 대상으로 질병과 건강행태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만과 관련성이 큰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체질량지수(BMI)와 이에 따른 사망위험률(HR)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과체중(BMI 23~24.9)인 사람들의 사망위험률을 1로 봤을 때 중등도비만(BMI 25~26.4)의 사망위험률은 이보다 낮은 0.86에 머무른 반면 저체중(BMI 18.5 미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사망위험률이 2.24로 과체중의 2배를 웃돌았다.

 

비만하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지만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본인의 건강상태를 자주 확인하고 조기에 치료하거나 좋은 약을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사망위험률을 낮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런 체질량지수별 사망위험률 차이는 연령에 따라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30~49세 젊은 연령층에서는 과체중에 대비한 체질량지수별 사망위험률이 저체중 1.38, 고도비만 1.39로 거의 동일했지만 50세 이상에서는 저체중의 사망위험률이 과체중의 2.9에 달했다. 장년층에 접어들면서 저체중의 사망위험률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비만의 역설이 두드러진 것은 많은 근육량과 지방이 노인에게 치명적인 질환들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라며 "노인에게 건강은 곧 체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장년층은 어느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는 게 건강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저체중은 영양섭취가 고르지 못할 확률이 높은 만큼 면역력이 떨어져 폐렴, 결핵, 대상포진 등의 각종 면역질환에 노출됐을 때 회복력이 더딘 것도 사망위험률을 높이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특히 체지방과 근력이 부족하면 뼈에 체중이 실리지 않아 골밀도가 떨어져 골다공증 위험성도 매우 높아진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체질량지수 18.5 미만의 저체중 그룹은 심혈관계질환, 암 등 모든 분석에서 가장 높은 사망 위험을 보였다"면서 "지방이 적당량 있어야 좋은 면역세포가 만들어지고 외부에 저항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영양섭취뿐 아니라 유연성 운동, 근력을 키우는 근력강화운동을 매일 10~15분 주기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