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서울대학교를 졸업해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한 최재천 교수가 서울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최재천의 아마존' 채널에는 "서울대, 하버드에서 학생, 교수 다 해본 경험자가 말해주는 두 학교의 차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서 최재천 교수는 먼저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향해 "부족할게 없다. 탁월하게 잘한다"며 칭찬했다. 그는 과거 하버드, 미시건대학교에서 냈던 문제를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 거의 똑같이 출제했지만 답안지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 학생들이 영어로 다른 사람의 말을 써냈을망정 하버드 등 대학교 학생들 못지않게 훌륭한 답을 써냈었다"며 서울대 학생들의 수준은 높다고 호평했다.
또 그는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생 시절 하버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수학 문제 풀이 능력이 서울대 학생들에 비해 상당히 약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한 학생은 이차 방정식도 모르는 상태로 진학했고 수학에 관해 몇 문제를 출제하니 다들 모르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같은 문제를 서울대에서 출제하자 90% 이상이 옳은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학생들의 단점도 분명 있었다. 바로 토론에서 역량이 딸렸던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교는 아직 토론 수업을 하기에는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진행해 본 토론 수업 중에 만족스럽게 해본 토론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버드대학교는 디스커션 세션이라고 어떤 주제나 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방식의 시스템이 있다. 그는 토론에서 주된 점수 비중은 '누가 잘 떠들었냐'이다 보니 학생들은 필사적으로 떠들기 위해 발언권을 가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대 학생들은 늘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토론을 극도로 꺼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하버드대학원생들이 하버드대 학생들과 토론을 꺼려 하는 이유와 같았다고도 했다.
그러다 보니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토론에서는 오히려 훨씬 월등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이 말을 당시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 전하자 서울대학교에 토론 수업을 개발하라는 지령이 떨어져 서울대학교에도 토론 수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금은 서울대학교가 토론을 잘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학생과 하버드대학교 학생 간의 차이점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서울대는 하버드에 비해 다양성이 너무 부족하다고 했다. 성적순으로만 줄 세우기를 해서 이런 결과가 일어났다고 했다.
하버드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70%로 채워놓고 나머지 30%를 거름 역할을 하는 학생들을 뽑는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엘리트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한다.
최 교수는 또 자신이 하버드대학교의 비밀 입학사정관 역할을 20년간 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인물 몇 명을 알려주면 몰래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하버드대학교에 보내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