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점프 귀순' 체조선수 탈북자, 다시 월북할 거 같다는 보고 묵살한 경찰청

인사이트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 / 뉴스1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새해 첫날(1일)부터 월북자가 약 1년 전 고성지역으로 귀순한 탈북민 A씨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 1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것. 이런 가운데 해당 탈북민을 관리해온 경찰서는 이미 지난해 월북징후가 있다고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월북자 A씨는 지난 2020년 11월 탈북한 이후 서울 노원구에서 거주해왔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담당한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나 A씨에게 '월북 징후'가 보인다는 첩보를 서울경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고는 서울청을 경유해 경찰청에도 보고됐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보고에는 해당 A씨가 남한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보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은 회의를 열었지만, 월북 징후로 볼 수 없고, 구체적인 징후가 있으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추가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절차에 따라 서울청이 분석 회의를 열고 A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지 논의했지만 월북 징후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탈북민은 위험 등급에 따라 3단계로 나뉘어 관리되는데 A씨는 이중 가장 낮은 등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 과정에서 A씨가 지난해부터 월북을 준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여행 등도 알아본 정황도 파악됐다.


중국과 러시아를 여행하겠다는 것은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귀순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탈북민이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이를 주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의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씨는 기초생활급여와 기초주거급여로 월 50만원 이상을 수급 중이었고 자산은 1천만원 이상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