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왜 병사들이 눈을 치워?"...주말에 '부대 밖' 눈치우러 나온 군인들 보고 분노한 시민들

인사이트Facebook '대한민국 육군 (Republic of Korea Army)'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육군에서 주말에 제설 작업에 투입된 장병들의 모습을 공개했다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26일 육군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강원 지역 민간 제설 지원 작업을 하는 장병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 24~25일 강원 영동 지방에는 폭설이 내린 가운데 한파까지 덮쳐 제설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민가는 고립되기도 했다. 


육군은 "102기갑여단 장병들은 폭설에 고립된 양양, 속초 지역 소재 독거노인 주거지 일대를 지원했다"며 "육군은 군의 피해를 최소화함은 물론, 국민 여러분들을 돕는 일에 늘 앞장서겠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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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대한민국 육군 (Republic of Korea Army)'


그러면서 눈삽을 들고 주택가에서 눈을 치우는 장병 모습, 노인을 부축해 길을 걷고 있는 장병의 뒷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육군은 "폭설로 보급선이 막히면 원활한 작전은 물론 장병들의 의식주까지 위협을 받는다. 장병들에게 제설은 작업이 아니고 생존을 위한 '작전'이다"고 설명했으나 누리꾼들의 반응은 곱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이걸 왜 장병이 하느냐", "공무원들은 주말에 놀고 군인들만 갈아 넣느냐?", "그냥 제설차 굴려라. 할 일 많은 장병들 고생시키지 말고"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병들이 대민지원 나가는 게 참 이해가 안 됨. 의무만 지게 해놓고 권리는 박탈해 가면서. 공무원들 주말 출근시켜서 시켜야 되는 거 아님?"이라는 댓글은 6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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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대한민국 육군 (Republic of Korea Army)'


해당 댓글에 육군 측은 "모두 함께한 현장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합쳤다고요? 사진에 공무원은 1도 안 보이는데, 사진 찍고 잘한다 박수 쳤나?" 등의 반응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군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좋은 일을 했는데 너무 손가락질하지 마라", "군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병역 의무를 부당한 노동으로 몰지 마라", "고생하셨습니다"라며 격려하는 댓글을 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누리꾼들의 이러한 반응에 일각에서는 군인들의 인권을 중시하는 풍조 확산과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겹치면서 나온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