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7일(월)

택시비 3800원인 거리 '3500원' 받는 배민 라이더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이럴 바엔 택시 타고 직접 가져오는 게 낫겠어요"


고공행진 중인 배달료 인상이 점점 지나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실제 택시요금과 비교한 글이 공감을 샀다. 


지난 24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와 노사협상을 통해 배달료 조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배달료 산정 기준부터 '직선거리'가 아닌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됐으며 거리별 할증 요금 체계에도 변동이 생겼다.


기존에는 음식점 500m 이내에는 3000원, 500m~1.5km 구간에는 배달료 3500원만 지불하면 됐지만, 합의안에선 675m 이내에는 3000원, 675~1.9km에는 3500원을 지불하게끔 변경됐다.


인사이트서울특별시 홈페이지


기본요금 초과 구간 또한 1.5km 초과 시 500m당 500원이 추가되던 식에서 1.9km 초과 시 100m당 80원씩 부과되는 식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라이더가 900m를 더 운행하면 500원이 아닌 720원을 추가로 받는다.


이렇게 산정된 금액은 고스란히 업주와 주문 고객이 나눠서 내는 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가 전반적으로 인상되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인 셈이다.


배달료 인상이 너무 지나치다는 반발이 거세지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배달 수수료가 택시비보다 비싸다"는 조소 섞인 반응도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특별시 홈페이지에 공시된 서울시 택시요금 체계에 따르면 2021년 주간 기준 기본요금은 2km까지 3,800원으로 책정됐다.


개편 후 신규 배달료의 1.9km 미만 할증 요금이 3,500원으로 책정된 것과 비교하면, 직접 택시를 타고 음식점에 다녀오는 왕복 비용과 유사한 수준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서울시 기준 택시요금과 배달료의 비교 분석을 접한 누리꾼들은 "안 시키면 그만인 수준이 아니라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꼬우면 사지 말라는 논리로 모든 시장경제가 다 설명되면 얼마나 편할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택시 타고 식당에 직접 가서 식사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 수요가 많아진 만큼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이들은 "불만이면 포장해서 먹으면 되지 않냐", "엄연히 다른 업종인데 이렇게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이번 배달료 개편으로 당장 소비자 부담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번에 변동된 배달료는 회사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금액"이라며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팁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로나 19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배달료가 부담스럽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사이트우아한형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