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SUV에 대한 수요가 커짐과 동시에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나날이 인기가 치솟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평균 판매 가격이 6만 달러(한화 약 7091만 원)을 넘어섰다.
경쟁 브랜드인 도요타의 렉서스를 뛰어넘는 가격이다.
지난 2일 미국의 자동차 평가 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1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 9월 신차 평균 판매 가격은 4만 5031달러(한화 약 5292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12.1% 급증한 것으로 미국에서 신차 가격이 평균 4만 5000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중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 평균 가격은 1년 사이 29.7%가 올랐다. 작년 9월 4만 6328달러에서 올해 9월 6만 87달러로 1만 3759달러가 올랐다.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3316달러에 팔리는 렉서스보다 비싸게 팔린 것이다.
매체는 최근 신차 가격이 급증한 이유로 중형 SUV의 인기를 꼽았다. 9월 중형 SUV 판매가 8월에 비해 급증했고 대형 픽업트럭의 점유율도 상승했다.
반면 여름에 점유율이 높았던 저가형 중형차 판매는 9월에 들어 뚝 떨어졌다.
자동차 시장에 반도체 품귀 현상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많은 자동차 공장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문을 닫으면서 적게 팔고 높은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SUV, 픽업트럭, 고급차 생산에 집중했다는 것.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말리부 등의 세단을 생산하는 캔자스 공장이 6개월 동안 가동을 멈췄으나 SUV와 픽업트럭은 미리 제조한 뒤 반도체가 확보되면 출고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중이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들은 점차 인기가 둔화되고 고급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9월 고급 차량의 판매는 전체의 16.6%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를 비롯해 아큐라, 캐딜락,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평균 판매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20%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