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7일(화)

변질된 성균관대 에타에 등장한 '성관계 파트너' 구하는 한 여대생의 글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일부 학생들에 의해 성관계 파트너를 구하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애초 에브리타임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끼리 즐겁게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시판이다.


하지만 '익명'인 게시판 특성을 이용해 성관계 파트너를 구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30일 성균관 대학교 에타에는 "오늘 하루 같이 XX 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성균관대학교 서울 캠퍼스 / 사진=인사이트


여대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본인의 신체 사이즈와 성적 취향 등을 공개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파트너' 지원 조건들을 공개했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체지방률 19% 이하여야 하며, 이날 이후 다시는 안 볼 사람이어야 한다.


또 '노콘노X(콘돔 없이 관계하지 않는다는 뜻)', '15cm이상', '율전 자취생' 등의 조건이 포함됐다.


그는 율전 자취가 필요조건인 이유에 대해선, 모텔을 싫어하지만 본인은 자취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인근에 위치했다. A씨 또한 본인이 성균관대생임을 입증할 수 있도록 상대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이트에브리타임


A씨는 이외에도 "충족되면 좋겠으나 크게 상관없는 조건"이라며 '키 173cm 이상', '착한 인상', '담백한 사람' 등을 추가 조건으로 덧붙이기도 했다.


놀랍게도 약 2시간 뒤, 댓글 창을 통해 다시 나타난 A씨는 "쪽지가 너무 많이 와서 한 분 한 분 답장을 다 못 드려 댓글 남긴다"며 "연락 온 사람 중 한 분과 약속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학우들은 "후기도 부탁드린다", "그 사람 선정된 이유 궁금하다", "과연 글쓴이는 파트너 뽑기에 성공할까" 등의 댓글을 남기며 흥미를 나타냈다.


해당 글을 게재한 A씨가 실제로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인 지는 증명된 바 없다. 다만 에타는 대학 이메일 주소나 학생증 등으로 재학생 및 졸업생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처럼 일회성 파트너를 찾는 글은 비단 해당 학교의 에타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성관계 파트너를 구하는 일부 대학생들은 이렇게 에타에서 서로 쪽지를 주고받은 뒤 만나 관계를 맺는다. 


또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글들이 넘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19금 게시판이 따로 신설된 학교도 있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이를 규제하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에타 내에서 '게시물 신고' 정도가 가능하지만, 결국 직접적인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


누리꾼들은 "에타가 성관계를 위한 만남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며 "후기 알려달라는 거 역겹다", "예전에 종종 에타에서 쪽지 주고받다가 만나는 건 많이 봤지만 요즘은 대놓고 구하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사이트또 다른 모 대학교 에브리타임


한편 지난해 5월 청년참여연대가 실시한 에브리타임 이용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 321명 중 79.1%가 에타 사용 중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불쾌감을 느낀 주된 이유는 '익명성 막말'이 가장 많았고, '소수자 혐오', '사칭', '음란' 등이 뒤를 이었다.


개선방안에 대해선 에브리타임의 이용규칙 개선과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4%로 가장 많았으며, 익명을 완화하자는 응답이 26.9%, 그 외에 학교의 노력과 이용자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