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카카오가 난항을 겪고 있다.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거대 자본이 한국의 내수 시장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문어발식 확장으로 몸집을 불리며 성장가도를 달릴 때 중국 기업들이 큰 이익을 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중국계 자본이기 때문이다.
시가총액만 705조원에 달하는 중국 기업 텐센트는 지난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톡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다.
현재 텐센트는 카카오의 3대 주주로 자회사 Maximo PTE를 통해 지분 6.3% 약 28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투자한 720억원은 3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상태다.
텐센트는 카카오뱅크 지분 1.5%를 갖고 있다. 상장 후 3개월 의무보유 제한이 걸려 있어 당장 현금화하진 않았으나 텐센트는 카카오뱅크 투자로 6년 만에 5000억원 가량의 평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텐센트는 카카오게임즈 지분 4.37%, 카카오페이지 지분 6.8%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도 2대 주주가 중국 알리바바의 싱가포르 금융지주사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로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가진 지분은 4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 또한 카카오페이지 지분 20.3%, 카카오M 지분 12.9%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에 적지 않은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미·중 분쟁에 휘말리거나 차이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국가 간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한다면 회사의 향후 성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버행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오버행은 대량의 잠재적 매도 가능한 주식을 뜻한다. 보호 예수기간이 끝나면 중국계 자본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서 매도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 자본이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사를 투자하는 건 단기적인 차익 실현보다는 전략적 제휴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텐센트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이력을 보면 리스크가 큰 스타트업에 거액을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 부분이 좀 관여돼 있다면 반드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