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환경 보호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생수병과 같은 투명 페트병의 경우 일반 페트병과 분리해서 재활용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또한 페트병과 페트병에 붙은 라벨을 분리해서 버리도록 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라벨이 없는 무라벨 생수까지 등장했다.
많은 시민들이 바뀐 제도에 따라 페트병에 라벨을 떼고 일반 플라스틱과 나눠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재활용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애써 분리해놓은 두 종류의 플라스틱이 한데 합쳐져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시민들의 노력이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이 돼버린 것이다.
지난 4일 KBS는 한 업체의 분리수거 처리 과정을 취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업체는 아파트 재활용품들을 적재함에 싣는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이 애써 따로 담아둔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을 한곳에 담아 압축했다.
"왜 한꺼번에 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선별장에 가서 따로 분리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선별장에서도 투병 페트병은 다른 재활용품과 뒤섞인 채로 처리되고 있었다.
업체 측은 투명 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을 따로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가 수익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명 페트병을 따로 처리를 하다 보면 인력이 더 필요하고 수거 횟수도 늘려야 하는 만큼 업체 측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민간 선별시설 155곳 가운데 투명 페트병 선별시설을 갖춘 곳은 33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제도만 존재하고 막상 현실에서는 제도가 제대로 실천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업체가 번거롭더라도 선별시설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거나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업체에는 정부가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