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열림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두 번째 책 '장엄호텔'이 출간됐다.
여성을 중심으로 상속되는 불행에 대해 쓰는 마리 르도네의 '장엄호텔'은 그녀의 데뷔 소설이자 일명 '마리 르도네 삼부작'의 첫 작품이다.
이재룡 문학평론가에 의해 처음 국내에 소개됐으며 새로 출간되는 개정판에는 이재룡 교수의 해설이 붙었다.
이 책은 얼굴도 이름도 없는 '나'가 인적이 끊긴 늪지대에서 할머니의 마지막 유산 '장엄호텔'을 지키며 분투하는 이야기다.
'나'는 생활력 없고 불만만 많은 두 언니 아다와 아델을 부양하며 무너져가는 장엄호텔을 관리한다. "모든 걸 썩게 만드는 습기"를 내뿜는 늪은 온갖 병과 곰팡이, 해충과 쥐 떼를 불러들인다.
손님들은 호텔을 더럽히고 망가뜨리고는 갖은 불평을 늘어놓으며 떠난다. 할머니에 이어 언니들도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돌연 죽는다. 오직 ‘나’만이 장엄호텔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
이 책을 추천하는 최진영 소설가의 말처럼 장엄호텔은 '생명'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이 어떻게 부서지고 무너진다고 해도 우리는 그 무른 땅 위에 단단하게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