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의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6일째 넷플릭스 전세계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에서는 8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생존)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9회 분량의 드라마다.
이정재는 극 중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지하철에서 만난 의문의 남자가 건넨 명함을 받고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 참여하는 기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29일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뒷이야기와 함께 글로벌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의 인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재의 반전매력을 느꼈다는 평이 많은데.
▶황동혁 감독님 생각했던 것과 제가 다음 작품을 뭘로 해야할지 생각했던 지점이 맞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최그에는 악역이랑 센 역할 밖에 안 들어오더라. 근래 했었던 작품들이 극 중에서 긴장감을 크게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들이 주로 많이 들어왔다. 그런 캐릭터들이 들어오다보니 뭔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던 찰나에 기훈이라는 캐릭터를 제안해주셨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 역할을 오랜만에 한 번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극 마지막 기훈의 빨간색 머리는 시나리오 상에서도 있었던 건가.
▶실제로도 대본상에 있었다. 사실 저도 왜 빨간 머리를 해야하나라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하기도 했었다. 빨간색은 기훈 나이에 일반 남성이 절대 하지 않는 색깔이다. 그런 측면에서 절대 하지 않는 한계를 뛰어넘는 행동을 보여준 의지가 아닐까 싶다.
-엔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나.
▶흥미 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엔딩으로 끝나서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서 읽었을 때 그 부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힘도 없고 능력치도 뛰어나지 않은 성기훈이 '잘못된 거잖아'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라는 대사를 하고, 그 무시무시한 세계로 다시 뛰어들어가는 듯한 성기훈의 용감함, 정의 그런 것들이 느껴져서 좋았다.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확실히 오징어가 됐다. 보신 분들은 진짜 모자가 안 어울린다고 왜 하필 저 모자를 썼냐고 하더라. 옷은 저게 뭐냐고 말들이 많았다. 그런데 조상경 실장님과는 '신세계' 때 처음 같이 했고 '사바하'도 하고 '암살'도 하고 지금 찍고 있는 '헌트'도 하면서 작업을 같이 많이 했다. 그 분 입장에서는 이정재를 뭘 어떻게 입혀서 진짜 쌍문동에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셨던 것 같다.
감독님하고 조상경 실장님하고 셋이 같이 있엇는데 나는 그냥 가져오신 것 좋은 것 같다고 주시는대로 입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망가진다는 표현은, 연기자인 제 입장에서는 망가졌다고 생각 안 한다. 어떻게 보면 저는 연기자니깐 이런 역할도 하고 저런 역할도 하는 거다.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잘 해내기 위해 했던 것이기 때문에 망가졌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자신의 연기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
▶처음 봤을 때 내가 저렇게 연기했었나 하고 한참 웃었다. 되게 많은 걸 벗어던졌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상시에 잘 쓰지 않는 표정들과 동작들도 많이 나왔다. 오래 전에는 그런 연기를 했지만 근래에는 없었던 표현들이어서 보면서 저는 웃었다.
-생활 연기는 어떻게 풀어내려 했나.
▶사실 생활 연기가 가장 힘들다. 어떤 캐릭터가 강해보인다든가 하는 것들은 초반에 캐릭터 설정을 잡으면 잡혀져있는 캐릭터로 밀고 가면 수월하게 연기가 된다. 하지만 생활 연기는 신경을 더 써야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면서도 이제 다큐멘터리 같은 작품은 아니다. 극한 상황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또다른 연기가 혼재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받고서 연습을 하는데 자연스럽지가 않더라. 이게 왜 불편하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시간을 갖고서 연습을 하다보니 그런 지점은 해소가 됐다.
매 게임마다 매 캐릭터들과 시간이 지나면서 극한 상황 안에서도 교감이라든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그 수위에 대해 고민들이 많았다. 저같은 경우는 달고나 뽑기 게임에서 핥는 장면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핥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그런데 이제 목숨을 걸고 하는 거니깐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연기와 극한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섞어서 계속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