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6일(수)

2억짜리 '레인지로버' 불 지르기 전 '살상무기' 스티커 붙이고 1인 시위 시작한 운전자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2억원대 고가의 외제차 차주가 차량의 잦은 결함에 불만을 드러내며 1인 시위 중이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레인지로버 보그 차량 잦은 엔진 고장으로 1인 시위 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보그 4.4D 차주 A씨가 글과 함께 게시한 사진을 보면 차량 측면에는 빨간 래커로 '살인 무기'라고 쓰여 있다.


A씨는 "보그 차량의 잦은 엔진 결함으로 이번 달 3일부터 랜드로버 전시장 앞에 차량을 세워뒀다"며 "정비 입고 들어간 김에 화가 나서 차량에 빨간 래커로 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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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는 이와 함께 "두 번째 시위 상황"이라며 자신의 차량 옆에 다른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첨부했다.


그는 "며칠 지나니 내 차 옆에 다른 차로 안 보이게 가려 뒀더라"면서 "잘 보이게 시공 좀 했다"며 다른 사진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A씨 차량 뒷유리에도 빨간색 테이프를 이용해 '불량품'이라고 써 놓고 그 아래에는 'X' 표시를 해 둔 모습이 담겼다.


또 A씨 차량 양옆 유리에는 빨간 테이프로 '반성하라', '살상 무기'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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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는 "2016년 6월에 차량을 구입했는데, 엔진 결함으로 수십 회 이상 입고됐다. 단순 엔진경고등 뜬 경우는 수도 없이 많았다"며 "서비스센터에선 '단순 수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해 지금까지 꾸준히 수리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2억 원씩이나 하는 차량이 구입 후 몇 달 만에 엔진 경고등이 뜨는 등 이렇게 많은 결함이 생기고 심지어 운행 중 서는 경우까지 발생했는데 (회사에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는 게 놀랍다"며 "동네 구멍가게도 물건에 문제가 있으면 바꿔주는데 세계적인 브랜드의 대응이 참 놀랍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1차로에서 차량 시동이 꺼지기도 했으며, 국도에선 엔진 이상으로 수도 없이 차량이 멈춰 섰다"며 "몇 번 죽을 뻔한 경험을 한 후 이 차를 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부품만 교체해 다시 출고하고, 또다시 차량이 서고. 제대로 수리를 하는지 의심스럽다"며 "더는 목숨을 담보로 탈 수 없는 차량이란 생각이 드는 순간 본사 앞에서 차량에 불을 질러버릴까 했으나 우선 조용하게 1인 시위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에 따르면 이 차량은 중고차량이 아닌 1인 신조 차량(처음 신차를 구입해 중고로 판매하기까지 한 사람의 소유자가 운행한 차량)이다.


A씨의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도로에 보이는 랜드로버는 정비하러 가는 차와 정비 마치고 나온 차 두 종류라더니", "참 예쁘긴 한데 악명 높다", "전 7년째 경고등 들어온 상태로 다닌다. 보증기간 끝나기 전부터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서 사설 업체 다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6년이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앞뒤가 안 맞다", "차량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록을 해뒀나. 구입 후 6년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랜드로버는 인도의 자동차 회사인 '타타자동차'가 소유 중인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다. A씨가 소유한 레인지로버 보그 4.4D의 가격대는 최저 1억 7210만원에서부터 최고 2억 507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