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승전을 다룬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가 정부의 정식 상영 허가를 얻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따르면 '1953 금성 대전투'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1953 금성 대전투'는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이 "한국군 5만여명을 섬멸했다"고 기록한 금성전투를 배경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다.
포털 사이트 영화 소개란에는 '6·25 전쟁 끝 무렵인 1953년 여름, 40만 명이 넘는 미군과 중공군이 금강산 금성 돌출부를 두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고 적혀있다. 영화 '1953 금성대전투'는 중국군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한편 미군 전투기를 '죽음의 폭격기'로 표현된다.
해당 영화가 국내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유통이 허용됐다는 소식에 누리꾼들과 정치권은 분노로 들끓었다.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작품에 분노한 누리꾼들의 글이 쏟아지는 중이다.
누리꾼들은 "이건 진짜 아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도 이런 영화에 유통 허가를 내줄 수 있는 거냐", "애국심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거냐", "돈 때문에 나라를 파는 거냐"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참전용사분들과 유족들이 피눈물 흘릴 소식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역사적 사실이 왜곡됐다"며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들도 해당 영화에 대한 상영 허가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53 금성 대전투'는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영화"라며 "영화 포스터에는 '금강천을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포로와 실종자가 4136명이었던 금성전투를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냐"라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文정부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영화에 관람등급을 내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인가, 아니면 중국 홍보기관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라는 문 대통령의 굴욕적인 발언은 아직도 국민들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고 있다"며 "이것도 모자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 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이냐"고 적었다.
한편 영화 '1953 금성 대전투'는 1953년 7월 13일 금강산 하류 금성 대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휴전을 앞두고 일주일간 치러진 이 전투에서 패전한 한국은 영토 일부를 북한에 넘겨줬다. 국군에 따르면 해당 전투로 인한 전사자는 1701명, 부상자는 7548명이다. 국군 포로와 실종자는 4136명이다.
해당 영화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비디오용으로 심의를 마쳐 VOD 서비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오는 16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