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서울시가 청년들의 구직난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청년수당'이 취지와 목적과 달리 사용되자 허술한 관리·감독을 꼬집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청년수당은 숙박업소 및 성인용품점 등 일부 업종에 한해 사용이 제한된 반면, 실제로 편의점 등에선 담배나 주류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며 허점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입수한 '2020년 기준 청년수당 사용처'를 살펴보면 전체 757억 2500만원 가운데 55.9%가량인 423억 1400만원이 편의점·마트 등에 사용됐다.
사업 취지에 따라 학원비 등 직접적인 구직활동에 도움이 되는 교육 관련 비용은 가장 비중이 적은 2.7% 수준인 20억 49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6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입한 서울시 청년수당은 아직 사회로 진출하지 못한 청년들의 경제적인 고민을 덜고 취업 준비에 여념할 수 있도록 마련한 청년활동지원 사업 중 하나다.
올해의 경우 지난 7월 말 기준 1만 9200명의 미취업 청년이 청년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숙박업, 백화점, 주점 등 77개 업종에 한해 사용을 제한했지만 이외 업종에선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다만 별도로 소명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개인적으로 악용할 여지도 충분한 셈이다. 예를 들어 일반음식점 및 편의점을 통해 음주를 즐기거나,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이영 의원은 "청년수당의 목표와 시행에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사용처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청년수당은 시에 거주하는 만 19~34세 미취업청년(졸업 후 2년 경과자)에게 최대 6개월간 매월 50만원씩 지급하는 제도다.
서울시 청년수당 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악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서울시 측의 관리 감독 및 제도 보완이 시급하단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